뛰러 나가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시나요. 난간에 발을 올리고 30초를 세는 러닝 전 스트레칭이라면, 학교에서 배운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매번 하는데도 무릎은 무릎대로 아프고, 기록은 좀처럼 안 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스트레칭은 부상을 막아주지 못합니다. 훈련병 1,538명을 12주간 따라간 무작위 시험에서 부상 건수가 갈리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스트레칭을 하느냐가 아니라 순서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시험이 실제로 무엇을 갈랐는지, 그리고 나가기 전 15분을 어떤 순서로 쓰면 되는지를 3단계로 정리했습니다.
스트레칭을 안 하면 다치나요
가장 걱정되실 부분이니 먼저 답하겠습니다. 안 해도 부상이 늘지 않았습니다.
2000년 『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에 실린 시험이 있습니다. 남성 육군 훈련병 1,538명을 무작위로 두 집단에 나눠 12주를 따라갔습니다. 양쪽 모두 훈련 전에 몸을 움직여 데우는 준비운동을 했고, 한쪽만 거기에 다리 여섯 부위를 20초씩 늘리는 정적 스트레칭을 더했습니다.
12주 동안 하지 부상이 333건 나왔습니다. 스트레칭을 한 쪽이 158건, 안 한 쪽이 175건입니다. 숫자만 보면 줄어든 것 같지만 위험비는 0.95였고 신뢰구간이 0.77에서 1.18까지 걸쳐 있었습니다. 차이라고 부를 수 없는 범위입니다.
그런데 같은 시험이 부상을 예측한 요인을 따로 찾아냈습니다. 20m 왕복 달리기로 재본 체력, 나이, 입대 시기가 부상 위험을 유의하게 갈랐습니다. 반면 키와 몸무게, 체질량지수는 아무것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다치느냐 마느냐를 가른 것은 뛰기 전 30초가 아니라 그 사람이 쌓아둔 체력이었습니다.
다만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 시험은 준비운동을 빼도 된다고 말한 게 아닙니다. 두 집단 모두 몸을 데우는 준비운동은 했고, 거기에 정적 스트레칭을 더했느냐만 달랐습니다. 빠져도 되는 것은 스트레칭 쪽이지 준비운동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렇게 정하시면 됩니다. 오늘 쓸 수 있는 시간이 15분뿐이라면 스트레칭을 빼고 그 시간을 가볍게 달리는 데 쓰십시오.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지금까지의 근거는 스트레칭 쪽을 가리킵니다.
정리 — 스트레칭을 빼도 부상은 늘지 않았고, 대신 체력이 부상 위험을 갈랐습니다.
찬 몸에 스트레칭부터 하면 생기는 일 3가지
부상을 막아주지 않는다면 그냥 해도 그만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데워지지 않은 몸을 먼저 길게 늘려놓으면 그 직후에 몸이 잠깐 달라집니다. 한 곳에 30초 이상 멈춰 버티는 방식을 정적 스트레칭이라고 부릅니다.
먼저 근육이 내는 힘이 잠깐 줄어듭니다. 2008년 『Journal of Sports Sciences』에 실린 시험에서 남성 러너 10명에게 여덟 종목을 40초씩 세 번씩 늘리게 했더니, 버티는 힘이 5.6%, 제자리 점프 높이가 5.5% 낮아졌습니다. 몸이 부드러워졌다는 느낌과는 달리, 밀어내는 힘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그다음 발이 땅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2014년 『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에 실린 교차 시험에서 훈련된 남성 러너 10명이 경사 5% 트레드밀에서 1마일을 전력으로 달렸습니다. 스트레칭을 건너뛴 날은 6분 51초, 한 날은 7분 04초였습니다. 같은 사람이 13초 느려졌습니다. 스트레칭을 한 날은 발이 땅에 닿아 있는 시간도 211밀리초에서 237밀리초로 늘었고, 안 한 날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출발이 느려집니다. 2014년 『PLoS ONE』에 실린 시험에서 취미 러너 11명이 3km를 전력으로 달렸는데, 전체 기록은 11분 28초와 11분 35초로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정적 스트레칭을 한 날은 처음 100m를 유의하게 느리게 출발했습니다. 같은 날 점프 높이는 9.2% 낮았습니다.
세 시험 모두 참가자가 10명 정도입니다. 숫자를 그대로 내 몸에 대입하기보다 방향으로 읽으시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산소를 쓰는 효율, 즉 러닝 이코노미는 세 시험 모두에서 별로 나빠지지 않았습니다. 숨이 더 차서 못 뛰는 게 아니라, 땅을 밀어내는 힘이 잠깐 약해지는 쪽입니다.
버티는 힘과 제자리 점프
각각 5.6%, 5.5% 감소 — 남성 러너 10명
경사 5% 1마일 기록
6분 51초에서 7분 04초로 — 훈련된 남성 러너 10명
3km 첫 100m
느린 출발, 다만 전체 기록은 차이 없음 — 취미 러너 11명
정리 — 데워지지 않은 몸을 먼저 늘리면 힘이 줄고, 발이 땅에 오래 머물고, 출발이 느려졌습니다.
정적과 동적, 그리고 순서
스트레칭을 두 종류로 나누면 이야기가 간단해집니다. 한 자세로 멈춰 30초를 세는 게 정적 스트레칭이고, 움직이면서 관절이 돌아가는 범위를 넓히는 게 동적 스트레칭입니다. 다리를 앞뒤로 흔들기, 무릎을 번갈아 높게 들어올리기, 걸으면서 하는 런지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2021년 『Frontiers in Physiology』에 실린 스코핑 리뷰는 연구 11편, 참가자 111명을 모아 평가 항목 44개를 살펴봤습니다. 따로 준비운동 없이 정적 스트레칭만 했을 때 달리기 수행은 1.4% 낮아졌습니다(95% 신뢰구간 -3.07~-0.17). 동적 스트레칭 쪽은 수치가 올라갔지만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고 있어서, 몇 퍼센트까지 말하기는 어렵고 방향까지만 읽는 게 정직합니다. 저자들은 스트레칭만 할 거라면 동적 쪽을 고르고, 정적은 부위당 60초 이하로 줄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종류보다 크게 갈린 게 있습니다. 같은 해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실린 교차 시험에서 남성 지구력 러너 8명이 세 가지 준비운동을 번갈아 해봤습니다. 10분 달리기 뒤 5분 정적 스트레칭, 10분 달리기 뒤 5분 동적 스트레칭, 그리고 15분 달리기만입니다. 결과는 정적과 동적 모두 러닝 이코노미가 좋아졌고 힘들다는 느낌도 줄었습니다. 앞서 본 손해가 여기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두 결과가 갈린 이유를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눈에 띄는 차이는 있습니다. 손해가 난 시험은 스트레칭 앞에 5분을 뛰었고, 손해가 나지 않은 시험은 10분을 뛰었습니다. 표본이 각각 10명과 8명이라 어느 쪽도 못 박을 결론은 아닙니다. 그래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문장은 하나 남습니다. 스트레칭을 하시겠다면 충분히 뛰고 난 뒤에 하십시오.
정리 — 정적이냐 동적이냐보다, 스트레칭 앞에 달리기가 있었느냐가 더 크게 갈랐습니다.
나가기 전 15분을 쓰는 순서 3단계
스트레칭은 근거가 약하지만 준비운동 자체는 근거가 탄탄합니다. 2010년 『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에 실린 체계적 고찰은 스트레칭 이외의 활동을 포함한 준비운동 연구 32편을 모아 살펴봤습니다. 검토한 평가 항목의 79%에서 수행 능력이 좋아졌고, 해롭다는 근거는 거의 없었습니다.
먼저 8분을 아주 천천히 달립니다. 옆 사람과 한 문장씩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속도면 맞습니다. 숨이 차서 말이 끊기면 이미 빠릅니다. 이 8분이 근육 온도를 올리고 심박을 올려놓는 부분이라, 시간이 모자라도 여기를 먼저 빼시면 안 됩니다.
그다음 4분 동안 움직이는 동작을 세 가지 합니다. 난간을 잡고 다리를 앞뒤로 흔들기 양쪽 10회, 무릎을 배꼽 높이로 들면서 20걸음, 걸으면서 하는 런지 10걸음입니다. 반동을 크게 주지 말고 범위를 조금씩 넓힌다는 느낌으로 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에 3분을 써서 짧게 속도를 올렸다 내립니다. 오늘 뛸 페이스보다 조금 빠르게 20초를 달리고, 걷거나 아주 천천히 뛰면서 40초를 쉬는 걸 세 번 반복합니다. 전력으로 달리는 게 아니라 움직임을 오늘 달릴 속도에 미리 맞추는 과정입니다.
시간이 모자란 날은 뒤에서부터 자르십시오. 짧게 질주하는 3분을 먼저 빼고, 그래도 부족하면 동적 동작을 줄입니다. 천천히 달리는 시간은 마지막까지 남깁니다. 그리고 정적 스트레칭을 하고 싶으시다면, 나가기 전이 아니라 다 뛰고 돌아온 뒤로 옮기시면 됩니다.
정리 — 천천히 8분, 움직이는 동작 4분, 짧게 질주 3분입니다. 자를 때는 뒤에서부터 자릅니다.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오시면 조깅과 러닝의 차이 — 속도가 아니라 이것으로 나뉩니다를 먼저 보시면 좋습니다.
달리고 나서 하는 스트레칭은 어떤가요
대부분은 내일 근육통이 덜하기를 바라며 하십니다. 그 목적이라면 기대를 낮추셔야 합니다.
2011년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에 실린 체계적 고찰은 시험 12편을 모았습니다. 그중 한 편은 참가자 2,377명짜리 대형 현장 시험이었고 나머지는 스트레칭군이 10명에서 30명인 작은 연구였습니다. 종합해보니 운동 후 스트레칭은 다음 날 근육통을 100점 척도에서 평균 1점 낮췄습니다. 운동 전후로 둘 다 한 대형 연구에서는 일주일간 가장 심했던 근육통이 3.8점 낮았습니다. 저자들은 이 정도를 두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감소는 아니라고 결론지었습니다.
2021년 『Frontiers in Physiology』에 실린 메타분석도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무작위 대조시험 10편, 참가자 229명을 모아 보니 운동 후 스트레칭은 그냥 쉬는 것과 비교해 근력 회복에도, 24시간·48시간·72시간 뒤 근육통에도 차이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다만 모은 연구의 약 70%가 비뚤림 위험이 높아서, 저자들은 효과가 없다고 단정하는 대신 권고할 근거가 모자란다고 적었습니다.
그렇다고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목적을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앞서 본 2008년 시험에서 스트레칭 뒤 유연성 검사 기록이 2.7cm 늘었던 것처럼, 몸이 돌아가는 범위를 넓히는 효과는 분명합니다. 그리고 다 뛰고 난 뒤에는 이미 몸이 데워져 있으니, 앞에서 본 손해도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하시면 됩니다. 내일 덜 아프려고 하는 거라면 기대하신 만큼 돌아오지 않습니다. 몸이 뜻대로 안 구부러져서 불편하시다면, 그때 하는 것이 맞습니다. 달린 뒤 부위당 30초씩, 종아리와 허벅지 앞뒤를 돌아가며 주 두세 번이면 충분합니다.
정리 — 달린 뒤 스트레칭은 근육통을 거의 줄이지 못했습니다. 유연성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하셔도 됩니다.
이럴 땐 워밍업으로 풀 일이 아닙니다
준비운동을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는 신호가 있습니다. 아래 중 하나라도 해당하시면 오늘은 거리를 줄이거나 진료를 받으시는 편이 낫습니다.
가볍게 뛰는 동안에 이미 한 곳이 아프면 — 데워지면 풀리는 묵직한 느낌과는 다릅니다. 초반 10분이 지나도 같은 자리가 같은 강도로 아프면 오늘은 멈춰야 합니다.
늘리는 동안 한 점이 콕 찌르듯이 아프면 — 근육이 당기는 느낌은 넓게 퍼져 있습니다. 한 지점에 모이는 통증은 힘줄이나 뼈 쪽 문제일 수 있습니다.
어제 뛴 것이 오늘도 그대로거나 더 아프면 — 회복되는 근육통은 보통 하루이틀이 지나면 가라앉습니다. 점점 심해지는 통증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스트레칭 중에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왔다면 — 그 자리에서 멈추고 그날은 뛰지 마십시오. 부은 느낌이나 힘이 안 들어가는 느낌이 남으면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정리 — 데워지면 풀리는 것과 데워져도 남는 것은 다릅니다. 뒤에 남는 통증은 준비운동으로 풀 문제가 아닙니다.
정강이 안쪽이 아픈 상태로 달리고 계시다면 달리기를 멈추지 않고 신스플린트 회복하는 법을 먼저 보시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러닝 전 스트레칭은 몇 분 해야 하나요
먼저 달린 다음이라면 5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안 달리고 스트레칭만 하실 거라면 앞서 본 스코핑 리뷰의 권고대로 한 부위를 60초 넘게 늘리지 마십시오. 부위당 30초 한 번이면 됩니다.
워밍업 없이 바로 뛰면 안 되나요
바로 뛰어도 바로 다치지는 않습니다. 다만 준비운동은 수행 능력 쪽에서 근거가 꽤 분명합니다. 연구 32편을 모은 메타분석에서 평가 항목의 79%가 좋아졌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나가자마자 전력으로 뛰는 대신, 처음 8분을 생각보다 느리게 가는 것입니다.
정적 스트레칭은 아예 하면 안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문제가 된 건 찬 몸에 길게 했을 때였고, 10분을 달린 뒤에 5분을 한 시험에서는 오히려 러닝 이코노미가 좋아졌습니다. 다만 그 시험은 참가자가 8명이라 큰 연구는 아닙니다. 하실 거라면 달리기 뒤로 미루시면 됩니다.
러닝 후 스트레칭은 근육통을 줄여주나요
줄이긴 하는데 양이 아주 작습니다. 시험 12편을 모은 체계적 고찰에서 다음 날 근육통이 100점 척도 기준 평균 1점 낮았습니다. 사람이 체감하기 어려운 폭입니다.
겨울에는 워밍업을 더 오래 해야 하나요
몇 분이 적당한지 정해준 연구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건 연구가 준 숫자가 아니라 판단 기준으로 말씀드립니다. 천천히 달리는 8분이 끝났는데도 손끝이 시리거나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면, 그때 3~4분을 더 쓰시면 됩니다.
그럼 다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요
앞서 본 훈련병 1,538명 시험이 힌트를 줍니다. 그 시험에서 부상을 예측한 건 스트레칭 여부가 아니라 체력과 나이였습니다. 달리는 거리를 한 주에 갑자기 늘리지 않는 것, 그리고 숨이 차는 날과 편한 날을 섞는 것이 뛰기 전 30초보다 훨씬 큰 변수입니다.
천천히 뛰는데도 숨이 금방 차시다면 러닝 호흡법 — 초보가 3분 만에 숨이 차는 진짜 이유에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참고 자료
이 글에 쓴 근거는 PubMed에서 찾은 논문입니다. 표본 수를 함께 적어 두었으니 숫자의 무게를 재실 때 참고하시면 됩니다. 수십 명짜리 시험과 수천 명짜리 시험은 무게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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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의료진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