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km를 겨우 마치고 공원 벤치에 한 발을 올려 몇 번 늘리다 말고 집에 오셨나요? 다음 날 아침 계단을 내려가는데 허벅지가 뻐근하면, 어제 스트레칭을 대충 해서 그런가 싶어집니다. 크루에 나가면 다들 10분씩 꼼꼼히 러닝 후 스트레칭을 하는데, 솔직히 나는 빨리 씻고 눕고 싶습니다.
다음 날의 뻐근함은 스트레칭으로 거의 달라지지 않습니다. 대신 5분을 쓰면 얻는 것이 따로 있습니다. 몇 주 쌓이는 유연성, 몸을 천천히 식히는 시간, 오늘 아픈 곳을 찾아내는 시간. 이 셋입니다.
스트레칭을 안 해서 근육이 뭉친 걸까요
뛰고 나서 스트레칭을 한 날과 안 한 날, 다음 날 근육통이 정말 다를까요. 이걸 여러 시험에서 모아 잰 자료가 있습니다. 2011년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에 실린 체계적 고찰은 연구 12편을 모았고, 그중 한 편은 2,377명이 참여한 대규모 현장 시험이었습니다.
운동 뒤에 스트레칭을 한 쪽은 다음 날 근육통이 100점 만점에서 평균 1점 낮았습니다. 통증 눈금 백 칸 가운데 한 칸입니다. 운동 전후로 모두 스트레칭을 한 대규모 시험에서도 일주일 동안 가장 아팠던 날의 통증이 4점 낮은 데 그쳤습니다. 연구진은 스트레칭을 언제 하든 근육통을 의미 있게 줄이지는 못한다고 정리했습니다.
다음 날 계단에서 느끼는 뻐근함은 스트레칭을 빼먹은 탓이 아닙니다.
다만 12편 가운데 11편은 스트레칭 그룹이 10~30명인 작은 실험이었고, 모두 건강한 성인이 대상이었습니다. 이미 다친 곳이 있는 사람에게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정리 — 러닝 후 스트레칭은 다음 날 근육통을 100점 중 1점 남짓 줄였을 뿐입니다. 빼먹었다고 자책할 일은 아닙니다.
다음 날 뻐근한 이유는 대개 셋 중 하나입니다
스트레칭 탓이 아니라면 무엇일까요. 어제 달린 길을 떠올리며 하나씩 대어 보세요.
평소보다 길게, 또는 빠르게 뛰었다
몸이 익숙한 양을 넘으면 다음 날 근육이 반응합니다. 컨디션이 좋아 1km 더 간 날이 대개 그렇습니다.
내리막이 많았다
내리막에서는 허벅지 앞 근육이 늘어나면서 브레이크를 겁니다. 같은 거리라도 평지보다 다음 날 훨씬 뻐근한 편입니다.
오랜만에 뛰었다
일주일 넘게 쉬었다가 예전 거리를 그대로 뛰면, 몸은 처음 뛰는 날처럼 반응합니다.
셋 모두 연구가 수치로 정해준 원인이 아니라, 내 뻐근함이 어디서 왔는지 찾기 위한 판단 기준입니다.
정리 — 늘린 거리, 내리막, 오랜만의 달리기. 다음 날 뻐근함은 대개 이 셋에서 옵니다.
러닝 후 스트레칭으로 얻는 3가지
근육통을 못 막는다면 왜 할까요. 5분을 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몇 주 쌓이면 몸이 부드러워진다
한 번으로는 티가 안 나지만 꾸준히 하면 달라집니다. 2023년 『Journal of Sport and Health Science』에 실린 메타분석은 연구 77편을 모아, 스트레칭을 몇 주 이어간 사람들의 관절 가동 범위가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뚜렷하게 늘었다고 정리했습니다. 가만히 버티는 정적 스트레칭이 반동을 주는 스트레칭보다 효과가 컸습니다. 흥미로운 건, 더 오래 더 세게 더 자주 한다고 더 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몸을 천천히 식히는 시간이 된다
결승선을 지나자마자 멈춰 서면 심장은 아직 달리는 속도로 뛰고 있습니다. 2018년 『Sports Medicine』에 실린 종합 검토는 운동 뒤 가볍게 걷거나 조깅하는 정리운동이 심장과 호흡을 더 빨리 가라앉힌다고 보고했습니다. 같은 검토에서 정리운동도 근육통이나 부상을 줄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니 기대할 것은 회복이 아니라 차분하게 내려오는 시간입니다. 스트레칭 전에 3~5분 걷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오늘 아픈 곳을 찾아낸다
양쪽 다리를 똑같이 늘려 보면 좌우 차이가 보입니다. 한쪽 종아리만 유난히 당기거나, 늘릴 때 한 점이 찌릿하다면 기록해 두세요. 다음 달리기에서 같은 자리가 또 아프면 그때는 스트레칭이 아니라 부상을 의심할 차례입니다. 이 부분은 연구가 정한 방법이 아니라 스스로 쓰는 판단 기준입니다.
정리 — 쌓이는 유연성, 천천히 내려오는 심장, 좌우를 비교하는 눈. 러닝 후 5분은 이 셋을 위한 시간입니다.
5분이면 되는 순서

걷기
달리기를 멈추고 3~5분 천천히 걷습니다. 숨이 말할 수 있을 만큼 가라앉으면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종아리
나무나 벽에 손을 짚고 한 발을 뒤로 뺀 채 뒤꿈치를 바닥에 붙입니다. 무릎을 편 채 한 번, 살짝 굽혀서 한 번.
허벅지 앞
한 손으로 벽을 짚고, 다른 손으로 발등을 잡아 뒤꿈치를 엉덩이 쪽으로 당깁니다.
허벅지 뒤와 엉덩이
벤치에 발뒤꿈치를 올리고 허리를 편 채 몸을 앞으로 기울입니다. 이어서 앉은 채 한쪽 발목을 반대쪽 무릎 위에 얹고 몸을 숙이면 엉덩이가 늘어납니다.
부위마다 당기는 느낌이 드는 곳에서 숨을 몇 번 쉬는 동안, 20~30초쯤 버팁니다. 77편 메타분석에서 시간과 강도는 결과를 크게 바꾸지 않았으니, 아플 만큼 세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시간과 동작 구성은 연구가 정한 처방이 아니라 짧게 꾸준히 하기 위한 기준입니다.
정리 — 걷기, 종아리, 허벅지 앞, 허벅지 뒤와 엉덩이. 세게보다 꾸준히가 중요합니다.
달리기 전에는 순서가 다릅니다. 훈련병 1,538명 시험이 확인한 것과 나가기 전 15분을 쓰는 순서는 러닝 전 스트레칭, 워밍업보다 먼저 하면 손해입니다에 있습니다.
그냥 근육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음 날의 뻐근함과 부상은 느낌이 다릅니다. 아픈 곳을 손으로 짚어 보세요.
양쪽이 넓게, 움직이면 조금씩 풀린다
흔한 근육통입니다. 보통 하루이틀째 가장 심하고 며칠 안에 가라앉습니다.
한쪽만, 한 점이 날카롭게 아프다
근육통보다 부상 쪽입니다. 뛸수록 심해진다면 스트레칭으로 풀 문제가 아닙니다.
뛰는 도중 갑자기 근육이 딱딱하게 굳었다
쥐가 난 경우입니다. 멈추고 천천히 늘리면 대개 풀립니다.
정리 — 양쪽이 넓게 뻐근하면 근육통, 한쪽 한 점이 날카로우면 부상을 먼저 의심합니다.
무릎 28%, 발목·발 26%, 정강이 16%. 한쪽 한 점이 아프다면 어느 부위인지부터 가르는 법이 러닝 부상, 아픈데 계속 뛰어도 되는지 3가지로 확인하는 방법에 있습니다.
이럴 땐 스트레칭보다 병원이 먼저입니다
근육통이 심하면서 소변 색이 콜라처럼 짙어졌을 때
근육이 크게 손상된 신호일 수 있습니다. 물만 마시며 기다리지 말고 그날 진료를 받으세요.
눈에 띄게 붓거나 멍이 들었을 때
근육이 찢어졌을 수 있습니다.
사흘이 지나도 오히려 더 아플 때
흔한 근육통은 날이 갈수록 가라앉습니다. 반대라면 다른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정리 — 짙은 소변, 붓기와 멍, 사흘 뒤에도 커지는 통증은 스트레칭으로 풀 일이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러닝 후 스트레칭을 안 하고 집에 가면 안 되나요
근육통만 놓고 보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결승선에서 바로 멈추기보다 몇 분 걷고 들어가세요. 스트레칭은 시간이 나는 날 몰아서 해도 유연성은 쌓입니다.
한 부위에 얼마나 오래 해야 하나요
20~30초면 충분합니다. 77편 메타분석에서 더 오래 버틴다고 가동 범위가 더 늘지는 않았습니다. 길게 하는 것보다 자주 하는 편이 낫습니다.
아플 정도로 세게 늘려야 효과가 있나요
아닙니다. 당기는 느낌이 드는 곳에서 멈추세요. 세기를 올려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뛴 직후의 지친 근육을 세게 당기면 오히려 불편만 커집니다.
다음 날 근육통이 심한데 뛰어도 되나요
양쪽이 넓게 뻐근한 흔한 근육통이라면 짧고 느리게 뛰는 것은 괜찮습니다. 뛰면서 오히려 풀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쪽 한 점이 날카롭다면 그날은 쉬세요.
달리기 전 스트레칭과 무엇이 다른가요
달리기 전에는 몸을 데우는 게 먼저라, 가만히 버티는 스트레칭보다 걷기와 가벼운 동작이 앞에 옵니다. 가만히 버티는 스트레칭은 달리기가 끝난 뒤가 제자리입니다.
참고한 자료
아래는 본문에 쓴 연구입니다. 살펴본 사람 수와 어떤 조건에서 잰 것인지를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
Herbert RD, de Noronha M, Kamper SJ. Stretching to prevent or reduce muscle soreness after exercise.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2011, (7):CD004577 — 연구 12편, 최대 시험 2,377명. https://doi.org/10.1002/14651858.CD004577.pub3
Konrad A 외. Chronic effects of stretching on range of motion with consideration of potential moderating variables: A systematic review with meta-analysis. Journal of Sport and Health Science, 2024, 13(2):186-194(2023년 온라인 게재) — 연구 77편, 효과크기 186개. https://doi.org/10.1016/j.jshs.2023.06.002
Van Hooren B, Peake JM. Do We Need a Cool-Down After Exercise? A Narrative Review of the Psychophysiological Effects and the Effects on Performance, Injuries and the Long-Term Adaptive Response. Sports Medicine, 2018, 48(7):1575-1595 — 정리운동 연구 종합 검토. https://doi.org/10.1007/s40279-018-0916-2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의료진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