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걷기 전략으로 대회 중 잠시 걸으며 시계를 확인하는 아마추어 러너

마라톤 걷기 전략, 걸으면 기록이 밀릴까요

30km를 지나면서 다리가 남의 것처럼 무거워지고, 결국 걷기 시작하셨나요? 그 순간 대부분은 완주를 실패했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마라톤 걷기 전략을 검색하면서도, 걷는다는 말 자체가 이미 진 것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계획해서 걷는 것과 무너져서 걷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러너 42명을 무작위로 나눈 시험에서, 처음부터 뛰고 걷기를 반복한 그룹과 끝까지 뛴 그룹은 완주 시간에 통계적 차이가 없었습니다. 근육통은 걸은 쪽이 오히려 덜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시험의 숫자,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4가지, 그리고 내 페이스에 맞는 뛰고 걷는 간격까지 정리했습니다.

걸으면 기록이 얼마나 밀릴까요

가장 두려운 질문이니 먼저 답하겠습니다. 생각보다 적게 밀립니다.

2016년 『Journal of Science and Medicine in Sport』에 실린 시험이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엘리트가 아닌 러너 42명, 남성 22명과 여성 20명을 무작위로 나눠 한쪽은 뛰고 걷기를 섞어서, 다른 쪽은 끝까지 뛰기만 하면서 같은 마라톤을 완주하게 했습니다.

완주 시간은 걸은 쪽이 4시간 14분 25초, 끝까지 뛴 쪽이 4시간 7분 40초였습니다. 평균으로 6분 45초 차이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두 그룹 안에서 사람마다 편차가 20~27분씩 났기 때문입니다.

더 눈에 띄는 쪽은 완주 뒤였습니다. 뛰고 걷기를 반복한 그룹은 대회 후 근육통과 피로를 분명하게 덜 보고했습니다. 같은 시간을 달리고도 다음 며칠이 달랐다는 뜻입니다.

다만 정직하게 덧붙일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참가자가 42명으로 큰 시험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숫자를 그대로 내 기록에 대입하기보다 방향으로 읽으시는 편이 낫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 시험에서 심장에 걸리는 부담은 두 방식이 같았다는 점입니다. 혈액에서 잰 심근 관련 지표는 양쪽 모두 올라갔고, 걷기가 그것을 낮춰주지는 못했습니다. 걷기가 덜어주는 것은 심장이 아니라 다리입니다.

정리 — 42명 시험에서 완주 시간은 통계적으로 같았고, 근육통은 걸은 쪽이 덜했습니다.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는 대개 넷 중 하나입니다

걷기가 왜 도움이 되는지 알려면 먼저 무엇이 무너지는지를 봐야 합니다. 후반 둔화가 얼마나 흔한지를 보여주는 큰 자료가 있습니다.

2015년 『Medicine and Science in Sports and Exercise』에 실린 분석은 미국 마라톤 14개 대회의 기록 91,929건을 모아 전반과 후반의 페이스를 비교했습니다. 후반 페이스는 남성이 평균 15.6%, 여성이 평균 11.7% 느려졌습니다. 그리고 완주 시간이 느린 사람일수록 더 크게 둔화했고, 그 경향은 남성에서 더 뚜렷했습니다. 초보일수록 막판에 더 많이 잃는다는 뜻입니다.

마라톤 후반 30km 구간에서 페이스가 무너져 힘겨운 걸음으로 달리는 러너
후반 둔화는 다리보다 먼저 페이스에서 드러납니다.

후반이 무너지는 사정은 대개 아래 넷 중 하나입니다.

초반에 너무 빨랐습니다 — 출발 직후의 가벼움과 주변 속도에 끌려 목표보다 빠르게 나갑니다. 전반을 과하게 쓰면 그만큼이 후반에서 그대로 빠져나갑니다.

같은 근육을 같은 방식으로 계속 썼습니다 — 마라톤은 같은 동작을 수만 번 반복하는 운동입니다. 누적된 부하가 한계를 넘기면 페이스를 지키려는 의지와 상관없이 보폭이 줄어듭니다.

연료가 바닥났습니다 — 저장된 탄수화물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보통 30km 안팎에서 바닥을 드러내고, 이때 다리보다 먼저 집중력이 흐트러집니다.

걷는 것을 실패로 여겨 더 버팁니다 — 가장 비싼 항목입니다. 이미 페이스가 무너진 채로 몇 km를 더 밀고 나면, 그때부터는 걷고 싶어서 걷는 게 아니라 뛸 수 없어서 걷게 됩니다. 선택권이 사라진 뒤에 걷는 것과, 멀쩡할 때 계획대로 걷는 것은 남는 거리가 다릅니다.

정리 — 기록 9만여 건에서 후반은 남성 15.6%, 여성 11.7% 느려졌고, 완주가 느린 사람일수록 더 많이 잃었습니다.

계획해서 걷는 것과 무너져서 걷는 것

둘 다 걷는 모습은 같습니다. 그런데 남는 결과가 다릅니다. 뛰고 걷기를 처음부터 섞는 방식을 런워크라고 부르는데, 핵심은 아직 멀쩡할 때 걷는다는 점 하나입니다.

무너져서 걷는 경우 30km까지 쉬지 않고, 남은 12km를 걷다 뛰다 계획해서 걷는 경우 0 21km 30km 42km 첫 1km부터 30초씩, 끝까지 같은 간격 달린 구간 걸은 구간 oneul.run

실제 기록을 잰 것이 아니라, 걷는 자리가 어디에 놓이는지만 비교한 그림입니다. 같은 42km를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눠 본 것입니다.

계획해서 걷는 경우 — 다리가 아직 가벼운 1km 지점부터 시작합니다. 한 번에 30초에서 1분, 정해진 간격으로 끊습니다. 짧게 끊었기 때문에 숨과 심박이 내려오고, 걷기가 끝나면 원래 페이스로 돌아갑니다.

무너져서 걷는 경우 — 이미 다리가 안 올라오는 30km 이후에 시작합니다. 한 번 서면 몇 분씩 이어지고, 다시 뛰려 해도 다리가 응하지 않습니다. 남은 거리를 걷기와 짧은 달리기로 메우게 되고, 그 구간에서 기록이 크게 밀립니다.

대회 중에 지금 어느 쪽인지 헷갈리면 아래 세 가지를 보세요.

걷기를 끝내고 다시 뛸 때 첫 10초가 어떤가 — 자연스럽게 붙으면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다리가 뻐근해서 억지로 밀어야 하면 이미 늦은 쪽입니다.

걷는 시간이 계획보다 길어지는가 — 1분으로 정해둔 걷기가 자꾸 2분, 3분이 되면 전략이 아니라 한계 신호입니다.

옆 사람과 짧은 대화가 되는가 — 두세 마디가 이어지면 아직 조절 구간에 있습니다.

셋 중 둘이 아니라고 나오면 목표 기록을 놓고 완주로 목표를 바꾸시는 편이 낫습니다. 이 세 가지는 연구가 정해준 숫자가 아니라 대회 중에 눈과 몸으로 확인할 수 있는 판단 기준입니다.

정리 — 런워크는 멀쩡할 때 짧게 끊는 것이고, 무너진 뒤의 걷기는 이미 다른 상황입니다.

제한 시간이 걱정되신다면 마라톤 컷오프 시간, 전반 2시간 19분에서 갈립니다에서 구간별 통과 시간을 먼저 확인하세요.

마라톤 걷기 전략, 내 페이스에 맞는 간격 고르기

간격을 정하는 방식은 1972년 뮌헨 올림픽 10,000m에 출전했던 미국 코치 제프 갤러웨이가 1970년대 중반부터 보급한 것이 널리 쓰입니다. 미리 밝혀둘 것이 있습니다. 이 비율은 무작위 시험에서 나온 숫자가 아니라 코치가 현장에서 정리한 기준입니다. 출발점으로 쓰시되 내 몸에 맞춰 조정하셔야 합니다.

km당 7분 30초보다 느리면
15~30초 뛰고 30~60초 걷기. 거의 빠르게 걷는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 단계에서는 그게 맞습니다.

km당 6분 15초~7분 30초
2분 뛰고 1분 걷기. 풀코스 4시간 25분에서 5시간 15분 사이를 보는 분들의 구간입니다.

km당 5분 35초~6분 15초
4분 뛰고 1분 걷기. 서브4를 노리는 구간과 걸칩니다.

km당 5분보다 빠르면
9분 뛰고 1분 걷기. 걷기를 아예 빼기보다 짧게라도 유지하는 쪽입니다.

마라톤 걷기 전략의 간격을 시계로 확인하며 짧게 걷는 러너
머리로 세면 늘어집니다. 간격은 시계에 맡깁니다.

비율을 정했다면 남은 건 실행입니다. 순서대로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먼저 훈련에서 몇 주 써봅니다 — 대회 당일에 처음 쓰면 리듬이 어긋납니다. 주말 긴 거리 때 같은 간격으로 연습해 두셔야 몸이 기억합니다.

그다음 첫 1km부터 시작합니다 — 가장 어기기 쉬우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다리가 무거워진 뒤에 시작하면 이미 걷기의 성격이 바뀝니다. 멀쩡해서 걷기 아까울 때 걷는 것이 이 방법의 전부입니다.

이어서 시계에 반복 알림을 맞춥니다 — 스마트워치는 대부분 간격 알림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머리로 세면 반드시 늘어집니다.

걷는 동안 손을 씁니다 — 급수와 젤은 걷는 구간에 맞추면 사레가 줄어듭니다. 다만 급수대 위치에 맞추느라 간격을 크게 틀지는 마세요. 1~2분 정도만 당기거나 미루면 충분합니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같은 간격을 지킵니다 — 몸이 가볍다고 중간에 걷기를 빼면, 빼는 순간부터 그냥 끝까지 뛰는 대회가 됩니다.

정리 — 훈련에서 먼저 써보고, 대회 당일에는 첫 1km부터 끝까지 같은 간격을 지키시면 됩니다.

목표 기록별로 1km 페이스를 먼저 잡고 싶다면 마라톤 페이스 차트를 먼저 보세요.

이럴 땐 걷지 말고 멈춰야 합니다

걷기로 넘길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이 따로 있습니다. 아래 중 하나라도 나타나면 코스를 벗어나 의무실로 가셔야 합니다.

가슴이 조이거나 누르는 느낌이 들 때 — 속도를 낮춰도 가시지 않는다면 바로 멈춰야 합니다.

어지럽고 눈앞이 하얘질 때 — 서 있는 것조차 흔들리면 혼자 버틸 상황이 아닙니다.

더운 날인데 땀이 멎고 소름이 돋을 때 — 열사병으로 가는 길에서 나타나는 신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늘로 피해 의무팀을 부르세요.

한쪽 다리의 한 지점이 콕 찌르듯 아플 때 — 걷는데도 같은 자리가 아프다면 근육 피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버티면 이어서 몇 달을 쉬게 됩니다.

몇 분을 걸었는데도 숨과 심박이 그대로일 때 — 조절 범위를 넘어선 상태입니다.

이 목록은 시험에서 나온 기준이 아니라 대회 중에 스스로 판단하시라고 정리한 것입니다. 애매하면 멈춰야 합니다. 대회는 내년에도 있습니다.

정리 — 가슴, 어지럼증, 땀 멎음, 한 지점의 콕 찌르는 통증은 걷기로 넘길 일이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마라톤 중간에 걸으면 기록이 얼마나 느려지나요

앞서 본 42명 시험에서는 평균 6분 45초 느렸고, 이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참가자가 42명으로 적으니 ‘누구나 기록이 같다’가 아니라 ‘생각만큼 많이 잃지는 않더라’ 정도로 읽으시는 편이 맞습니다.

걷기는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첫 1km입니다. 힘들어진 뒤에 시작하면 이미 회복용이 되어버려서, 짧게 걷고 다시 뛰는 리듬이 살아나지 않습니다.

급수대에서만 걸어도 되나요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국내 대회의 급수대는 보통 2.5km에서 5km 간격이라 쉬는 횟수가 너무 적습니다. 급수는 급수대로 하시되, 걷기 간격은 시계로 따로 가져가시는 편이 낫습니다.

뛰고 걷기로 서브4가 가능한가요

산술적으로는 됩니다. 4시간을 맞추려면 km당 5분 41초가 필요한데, 걷는 시간을 감안해 뛰는 구간을 그보다 조금 빠르게 가져가면 됩니다. 다만 그러려면 뛰는 구간의 페이스에 여유가 있어야 하므로, 지금 4시간이 간신히 닿는 상황이라면 무리가 오는 방법입니다.

걷다가 다시 뛰면 더 힘들지 않나요

짧게 걸으면 그렇지 않습니다. 문제는 길게 걷는 경우입니다. 3분, 5분씩 서 있으면 다리가 식고 다시 뛰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30초에서 1분을 지키시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4시간을 목표로 잡으셨다면 서브4 — 마라톤 4시간 완주는 페이스에서 갈립니다에서 구간별 통과 시간을 확인하세요.

참고한 자료

아래는 본문에서 인용한 연구입니다. 걷기 간격 비율은 연구 결과가 아니라 코치가 제시한 기준이므로 목록에서 빠졌습니다.
Hottenrott K, Ludyga S, Schulze S, Gronwald T, Jäger FS. Does a run/walk strategy decrease cardiac stress during a marathon in non-elite runners? Journal of Science and Medicine in Sport, 2016;19(1):64-68 — 비엘리트 러너 42명(남 22명, 여 20명) 무작위 시험. 완주 시간과 근육통 비교, 심근 관련 지표 https://doi.org/10.1016/j.jsams.2014.11.010
Deaner RO, Carter RE, Joyner MJ, Hunter SK. Men are more likely than women to slow in the marathon. Medicine and Science in Sports and Exercise, 2015;47(3):607-616 — 미국 마라톤 14개 대회 기록 91,929건. 후반 페이스 둔화율 https://doi.org/10.1249/MSS.0000000000000432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대회 중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멈추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