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페이스 차트 — 목표 기록별 1km 페이스 정리

마라톤 페이스 차트 — 목표 기록별 1km 페이스 정리

목표 시간은 정했는데, 1km에 몇 분으로 뛰어야 하나요

“이번 대회는 2시간 안에 들어오자.” 목표를 정하는 건 쉬웠습니다. 문제는 출발선에 서서 그 숫자를 어떻게 나누느냐입니다.

먼저 말을 맞추고 가겠습니다. 페이스는 1km를 가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6분 페이스”라면 1km를 6분에 뛰는 속도예요. 자동차 속도계는 숫자가 클수록 빠른데, 페이스는 반대로 숫자가 작을수록 빠릅니다.

계산기를 돌려보면 숫자는 금방 나옵니다. 그런데 그 숫자를 몸으로 어떻게 지키는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회 당일 초반에 신나서 달리다가 후반에 무너집니다.

정리 — 페이스 숫자를 아는 것과 그걸 지키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이 글은 둘 다 다룹니다.

페이스 차트는 목표가 아니라 상한선입니다

가장 먼저 바꿔야 할 생각입니다. 차트의 숫자는 “이보다 빠르면 안 된다”는 선이지, “이만큼 내야 한다”는 목표가 아닙니다.

근거가 있습니다. 빈 시티 마라톤의 완주 기록 208,760건을 분석한 2023년 『Frontiers in Psychology』 논문은, 완주 시간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눠 구간별 속도 변화를 봤습니다.

하위 그룹 남성의 평균 속도 변화폭은 7.9%였고, 상위 그룹은 4.14%에 그쳤습니다. 여성도 5.83%와 3.16%로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기록이 좋은 러너일수록 처음부터 끝까지 고르게 뛰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글의 숫자는 전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속도로 뛰었을 때를 기준으로 합니다. 초반에 30초 벌어둔 시간은 후반에 2분을 잃게 합니다.

정리 — 차트보다 빨리 뛰고 있다면 잘하는 게 아니라 날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겁니다.

거리별 목표 기록과 페이스

가장 많이 찾는 목표만 추렸습니다. 개수가 많으면 오히려 내 것을 못 찾으니까요. 중간 지점 통과 시간을 같이 넣었습니다. 대회 당일에 진짜로 볼 숫자는 그겁니다.

5km

25분 완주
1km당 5분 00초 · 중간(2.5km) 12분 30초

30분 완주
1km당 6분 00초 · 중간 15분 00초

35분 완주
1km당 7분 00초 · 중간 17분 30초

40분 완주
1km당 8분 00초 · 중간 20분 00초

10km

50분 완주
1km당 5분 00초 · 중간(5km) 25분

55분 완주
1km당 5분 30초 · 중간 27분 30초

60분 완주 — 초보가 가장 많이 잡는 목표
1km당 6분 00초 · 중간 30분

70분 완주 — 첫 대회라면 이쪽이 현실적입니다
1km당 7분 00초 · 중간 35분

80분 완주
1km당 8분 00초 · 중간 40분

하프 (21.0975km)

1시간 50분 완주
1km당 5분 13초 · 10km 지점 52분 08초 · 중간 지점 55분

2시간 완주 — 하프에서 가장 흔한 목표
1km당 5분 41초 · 10km 지점 56분 53초 · 중간 지점 1시간

2시간 10분 완주
1km당 6분 10초 · 10km 지점 1시간 01분 37초 · 중간 지점 1시간 5분

2시간 20분 완주
1km당 6분 38초 · 10km 지점 1시간 06분 22초 · 중간 지점 1시간 10분

2시간 30분 완주 — 첫 하프라면 이쪽이 안전합니다
1km당 7분 07초 · 10km 지점 1시간 11분 06초 · 중간 지점 1시간 15분

풀코스 (42.195km)

3시간 30분 완주 — 서브3.5
1km당 4분 59초 · 중간 지점 1시간 45분 · 30km 지점 2시간 29분 18초

4시간 완주 — 서브4, 아마추어의 상징적인 목표
1km당 5분 41초 · 중간 지점 2시간 · 30km 지점 2시간 50분 38초

4시간 30분 완주
1km당 6분 24초 · 중간 지점 2시간 15분 · 30km 지점 3시간 11분 58초

5시간 완주 — 첫 풀코스의 현실적인 선
1km당 7분 07초 · 중간 지점 2시간 30분 · 30km 지점 3시간 33분 18초

5시간 30분 완주
1km당 7분 49초 · 중간 지점 2시간 45분 · 30km 지점 3시간 54분 37초

숫자를 보시면 한 가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프 2시간과 풀코스 4시간의 페이스가 5분 41초로 같습니다. 그러나 같은 속도를 두 배의 거리 동안 유지하는 건 전혀 다른 일입니다. 하프를 2시간에 뛰었다고 풀코스 4시간이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정리 — 내 목표 한 줄만 외우세요. 대회 당일에 필요한 건 1km 페이스와 중간 지점 시간, 둘뿐입니다.

페이스가 무너지는 자리는 정해져 있습니다

숫자를 외워도 지켜지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세 구간이 범인입니다.

출발 후 처음 2km

가장 위험합니다. 아드레날린이 돌고, 주변 사람들이 빠르게 나가고, 몸은 아직 가볍습니다. 세 가지가 겹치면 본인은 편하다고 느끼면서 목표보다 30~40초 빨리 뜁니다.

그 30초는 공짜가 아닙니다. 초반에 당긴 시간은 후반에 몇 배로 돌려줍니다.

내리막 구간

내리막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페이스가 빨라집니다. 이때 “시간 벌어놓자” 싶은 유혹이 강해집니다.

그런데 내리막은 허벅지 근육이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구간입니다. 여기서 속도를 내면 근육이 먼저 닳고, 후반 오르막에서 다리가 안 올라갑니다.

급수대를 지난 직후

급수대에서 속도가 떨어지는 건 정상입니다. 문제는 그 뒤에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자”며 갑자기 속도를 올리는 것입니다. 급수대마다 이런 오르내림을 반복하면 고른 페이스가 아니게 됩니다.

급수대에서 잃은 10초는 그냥 버리세요. 전체 기록에서 급수는 다 합쳐도 1분 안팎입니다.

정리 — 초반 2km, 내리막, 급수대 직후. 이 세 구간에서만 참으면 페이스는 지켜집니다.

숫자를 지키는 4가지 방법

첫 1km는 일부러 10초 느리게

목표가 6분 페이스라면 첫 1km는 6분 10초로 뜁니다. 느리다고 느껴야 맞습니다. 출발선의 분위기 속에서는 그 정도로 의식해야 간신히 목표 페이스가 나옵니다.

대화가 되는지 확인하기

초반에 옆 사람과 짧은 말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적정합니다. 한 문장을 끝까지 못 말할 정도면 이미 빠릅니다. 시계보다 당장 쓸 수 있는 기준입니다.

함께 읽기 — 시계 말고 대화로 잡는 러닝 초보 페이스

시계는 평균 페이스로 보기

실시간 페이스는 GPS 오차 때문에 수십 초씩 튑니다. 그 숫자를 보면서 속도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 오히려 페이스가 망가집니다. 화면을 평균 페이스나 랩 페이스로 바꿔놓으세요.

페이서를 믿되 초반에만

대회에는 목표 시간을 적은 풍선을 달고 뛰는 페이서가 있습니다. 초반에 따라가면 과속을 막을 수 있어 유용합니다.

다만 하프 이후까지 무조건 붙어 가려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페이서 주변은 사람이 몰려 있어 급수대에서 걸리고, 내 몸 상태보다 집단의 속도를 따라가게 됩니다.

정리 — 첫 1km를 느리게 뛰는 것 하나만 지켜도 절반은 성공입니다.

이럴 땐 차트를 버리세요

페이스 차트는 이상적인 조건을 가정한 숫자입니다. 아래 상황에서는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 기온이 25도를 넘거나 습도가 높은 날. 더운 날은 같은 페이스가 훨씬 힘듭니다
  • 언덕이 많은 코스. 평지 기준 페이스는 의미가 없습니다
  • 전날 잠을 못 잤거나 컨디션이 안 좋은 날
  • 훈련에서 한 번도 내본 적 없는 페이스를 대회 당일 목표로 잡은 경우

그리고 달리는 중에 아래 신호가 나타나면 기록을 포기하고 속도를 낮추거나 멈추셔야 합니다.

  • 가슴 통증이나 숨이 이상하게 차는 느낌
  • 어지럽거나 시야가 흔들리는 경우
  • 더운 날인데 소름이 돋거나 땀이 멈추고 피부가 건조해지는 경우. 열사병의 신호입니다
  • 한쪽 다리에만 날카로운 통증이 생기는 경우

대회는 다음 달에도 있습니다. 기록 하나 때문에 몇 달을 쉬는 건 남는 장사가 아닙니다.

정리 — 날씨·코스·컨디션이 바뀌면 페이스도 바뀝니다. 숫자보다 몸이 앞서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페이스가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1km를 가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6분 페이스”는 1km를 6분에 뛰는 속도입니다. 숫자가 작을수록 빠릅니다.

첫 대회라면 어느 정도를 목표로 잡아야 하나요?

첫 대회는 시간을 목표로 잡지 않는 걸 권합니다. 시간을 의식하는 순간 초반 오버페이스로 직행합니다. 굳이 숫자가 필요하시면 10km는 70분, 하프는 2시간 30분을 상한선으로 두세요.

훈련 페이스와 대회 페이스가 같아야 하나요?

아닙니다. 평소 훈련은 대회 목표보다 1km당 30초~1분 느리게 뛰는 게 기본입니다. 매번 대회 페이스로 뛰면 몸이 회복할 틈이 없습니다.

네거티브 스플릿이 무엇인가요?

후반을 전반보다 빠르게 뛰는 것입니다. 이론상 가장 효율적이지만 초보가 의도해서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같게”를 목표로 하셔도 충분합니다. 그만큼만 해내도 상위권의 주행 방식입니다.

GPS 시계와 대회 기록이 다릅니다

정상입니다. 시계는 내가 실제로 움직인 경로를 재는데, 코스 안에서 지그재그로 달리면 공식 거리보다 길게 찍힙니다. 보통 1~2% 정도 더 나옵니다. 그래서 계획을 짜실 때 약간의 여유를 두시는 게 좋습니다.

중간에 걸으면 페이스가 망가지나요?

아닙니다. 계획적으로 걷기를 섞는 방식이 끝까지 뛰다가 무너지는 것보다 더 빠른 경우가 많습니다. 급수대에서 걸으면서 마시는 것도 사레를 막아줍니다.

목표 시간을 정했다면 다음은 훈련입니다 — 첫 마라톤 완주 가이드, 8주 남았다면 이것부터


참고 자료 — 구간별 속도 변화 수치는 PubMed에서 확인한 Ristanović 외의 2023년 『Frontiers in Psychology』 게재 논문을 근거로 했습니다. 빈 시티 마라톤의 2006~2018년 완주 기록 208,760건을 분석한 연구입니다. 페이스와 구간 통과 시간은 공식 거리(5km, 10km, 하프 21.0975km, 풀코스 42.195km)를 기준으로 직접 계산했습니다.

의학적 고지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심혈관 질환 이력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목표 기록을 정하기 전에 전문가와 상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