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라톤 8주 훈련 계획 주차별 달리기 시간 그래프

첫 마라톤 완주 가이드 — 8주 남았다면 이것부터

접수 버튼은 눌렀는데, 그다음부터가 막막합니다

첫 마라톤 신청은 끝냈습니다. 춘천이든 JTBC든, 결제까지 끝내고 나면 이상하게 실감이 안 납니다. 그러다 달력을 보고 “아, 두 달밖에 안 남았네” 하는 순간부터 검색이 시작됩니다. 얼마나 뛰어야 하는지, 뭘 먹어야 하는지, 신발은 지금 사도 되는지.

주변에 물어보면 답이 다 다릅니다. 누구는 매일 뛰라고 하고, 누구는 무리하지 말라고 합니다. 유튜브를 보면 서브3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는 5km도 겨우 뜁니다.

첫 마라톤을 앞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치는 과정입니다.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고 서로 안 맞아서 막막한 겁니다.

정리 — 지금 필요한 건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8주라는 기간에 맞는 정보 하나입니다.

먼저, 가장 두려운 질문에 답하겠습니다

“완주 못 하면 어쩌죠?”

8주 남았고 지금 5km를 못 뛴다면, 목표를 10km로 잡으시면 됩니다. 그러면 완주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반대로 말씀드려야 할 것도 있습니다. 초보가 8주 만에 풀코스를 준비하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42.195km는 최소 16~20주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고, 그보다 짧게 밀어붙이면 완주보다 부상 확률이 먼저 올라갑니다. 대부분의 대회에 10km 부문이 있으니, 올해는 10km로 완주의 경험을 쌓고 내년 봄에 하프로 올라가는 순서가 훨씬 안전합니다.

“초보가 이렇게 준비하면 다치지 않나요?”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초보 러너 532명이 13주 훈련 프로그램을 거치며 대회를 준비한 연구가 있습니다. 추적 결과 초보 러너의 21%가 최소 한 번의 달리기 관련 부상을 겪었습니다. 이 수치는 『The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실린 연구에서 나온 것입니다.

21%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다섯 명 중 넷은 다치지 않고 완주했다는 뜻이기도 하고, 다섯 명 중 하나는 다쳤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무서워할 숫자는 아니지만 무시할 숫자도 아닙니다.

같은 연구에서 남성 참가자의 부상 위험을 높인 요인으로 과거 1년 이내의 부상 이력이 가장 크게 나왔습니다(위험비 2.7배). 즉 무릎이나 발목에 최근 문제가 있었다면, 훈련량보다 그 이력이 더 중요한 변수입니다.

정리 — 목표를 10km로 잡으면 8주는 충분한 기간입니다. 다만 최근 부상 이력이 있다면 훈련을 늘리기 전에 그것부터 해결하셔야 합니다.

첫 마라톤이 무너지는 이유는 대개 4가지 중 하나입니다

초반에 너무 빠르게 나갑니다

가장 흔하고, 가장 뼈아픈 실패입니다. 그리고 이건 느낌이 아니라 데이터로 확인됩니다.

빈 시티 마라톤의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완주 기록 208,760건을 분석한 2023년 『Frontiers in Psychology』 논문이 있습니다. 완주 시간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눠 구간별 속도 변화를 봤더니, 잘 뛰는 러너일수록 페이스가 고르게 유지됐습니다.

숫자로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마라톤에서 하위 그룹 남성의 평균 속도 변화폭은 7.9%였던 반면, 상위 그룹은 4.14%였습니다. 여성도 각각 5.83%와 3.16%로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잘 뛰어서 고르게 뛴 것인지, 고르게 뛰어서 잘 뛴 것인지는 이 연구만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초보일수록 후반에 크게 무너진다는 사실이고, 그 무너짐의 출발점이 대개 초반 오버페이스라는 것입니다.

출발선의 분위기, 주변 사람들의 속도, 아드레날린이 겹치면 평소 페이스보다 빨라집니다. 본인은 모릅니다. 그래서 시계나 감각이 아니라 미리 정해둔 규칙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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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가 떨어집니다

10km는 대개 60분 안팎이지만, 초보가 넉넉하게 뛰면 70~80분이 걸립니다. 이 지점부터 몸속 저장 연료만으로는 부족해집니다.

국제스포츠영양학회는 영양 섭취 타이밍 공식 입장문에서 70분을 넘는 운동이라면 시간당 탄수화물 30~60g을 섭취하라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젤 한 개가 대략 20~30g의 탄수화물을 담고 있으니, 70분을 넘길 것 같으면 중간에 하나 정도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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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한 거리가 부족합니다

당연해 보이지만 자주 놓칩니다. 대회 거리의 60~70%는 훈련 중에 한 번은 뛰어봐야 심리적으로 무너지지 않습니다. 10km가 목표라면 훈련 중 최소 6~7km는 한 번 경험해두는 게 좋습니다.

동시에 거리를 급하게 늘리는 것도 위험합니다. 아래 8주 계획은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은 것입니다.

대회 당일에 새것을 씁니다

새 신발, 처음 먹는 젤, 처음 입는 옷. 이게 대회를 망치는 가장 억울한 방식입니다. 이건 뒤의 경계 항목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정리 — 네 가지 실패 원인 중 셋은 대회 전에 해결됩니다. 훈련보다 준비 순서가 결과를 더 많이 좌우합니다.

10km와 하프는 완전히 다른 종목입니다

첫 마라톤을 어느 종목으로 뛰느냐가 사실상 완주 여부를 결정합니다. 같은 대회 안에 있지만 준비 방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준비 기간 — 10km는 8~10주면 됩니다. 하프는 16~20주가 필요합니다.

주간 훈련 횟수 — 10km는 주 3회, 하프는 주 3~4회입니다.

훈련 중 최장 거리 — 10km는 6~7km를 한 번 뛰어보면 충분합니다. 하프는 16~18km를 겪어봐야 합니다.

대회 중 보충 — 10km는 대개 필요 없습니다. 하프는 에너지젤 1~2개를 봅니다.

8주 남은 지금이라면 — 10km는 적합합니다. 하프는 이미 10km를 편하게 뛰는 경우에만 고려하세요.

주된 실패 원인 — 10km는 초반 오버페이스, 하프는 후반 페이스 붕괴입니다.

풀코스는 여기서 일부러 뺀 것을 밝혀둡니다. 준비 기간 20주 이상, 주 4~5회 훈련, 훈련 중 최장 30km가 기준입니다. 8주로는 계산이 맞지 않습니다.

정리 — 8주 남은 초보의 첫 마라톤은 10km가 맞습니다. 하프는 이미 10km를 편하게 뛸 수 있는 경우에만 고려하세요.

8주 훈련 — 원칙 3가지와 주차별 계획

주 3회, 하루 걸러 뜁니다

연속으로 뛰지 않습니다. 근육과 힘줄이 회복되는 시간이 훈련만큼 중요합니다.

함께 읽기 — 러닝 초보가 주 3회만 뛰어야 하는 과학적 이유

처음부터 계속 뛰려 하지 않습니다

1~3주차는 걷기와 달리기를 섞습니다. 자존심 상하는 방식처럼 느껴지지만, 이 구간을 건너뛴 사람이 5주차에 정강이가 아파서 멈춥니다.

늘릴 때는 시간을 먼저, 속도는 나중에

8주 동안 속도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속도를 유지하고, 늘리는 건 지속 시간뿐입니다.

주차별 계획 (10km 완주 목표 · 주 3회)

1주차 — 걷기 1분과 뛰기 2분을 8세트. 세 번 모두 같게 합니다.

2주차 — 걷기 1분과 뛰기 3분을 7세트. 세 번 모두 같게 합니다.

3주차 — 걷기 1분과 뛰기 4분을 6세트로 두 번, 마지막 날은 연속 15분을 시도합니다.

4주차 — 연속 20분을 세 번.

5주차 — 25분, 30분, 20분.

6주차 — 30분, 35분, 25분.

7주차 — 35분, 40분(약 6~7km), 25분. 이 주가 8주 계획의 고비입니다.

8주차 — 30분, 가벼게 20분, 그리고 대회.

숫자가 세 개인 주차는 그 주의 1·2·3회차를 뜻합니다. 7주차의 40분을 한 번 통과하면 대회 당일 “해본 적 없는 거리”라는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8주차에 훈련량을 줄이는 것도 의도된 설계입니다. 몸을 회복시켜 대회 당일에 컨디션을 올리는 구간입니다.

이 계획은 일반적인 기준이고 개인차가 큽니다. 다음 항목의 신호가 나타나면 계획보다 몸을 우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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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8주 계획의 목표는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40분을 연속으로 뛰는 몸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럴 땐 계획을 무시하고 멈추셔야 합니다

훈련 중 아래 신호가 나타나면 계획대로 밀어붙이지 말고 쉬거나 전문가를 찾으세요.

즉시 멈춰야 하는 신호

  • 통증이 뛰는 동안 점점 심해지는 경우 (몸이 풀리며 나아지는 통증과 다릅니다)
  • 한쪽에만 나타나는 날카로운 통증
  • 부기, 열감, 누르면 특정 한 지점이 아픈 경우
  • 걷는 것조차 불편할 정도의 무릎·정강이·발바닥 통증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경우

  • 최근 1년 이내에 하지 부상 이력이 있는 경우 (앞서 본 연구에서 위험비 2.7배)
  • 통증이 사흘 이상 지속되는 경우
  • 심혈관 질환 이력,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 이 경우 훈련 시작 전에 의사와 상의하시는 게 맞습니다

대회 하나를 위해 무릎을 몇 달 쓰지 못하게 되는 건 남는 장사가 아닙니다. 올해 대회는 다음 달에 또 있고, 무릎은 하나입니다.

정리 — 통증이 좋아지지 않고 나빠지는 방향이면 훈련 계획이 아니라 몸의 신호를 따르세요.

자주 묻는 질문

8주 만에 처음으로 풀코스를 뛸 수 있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완주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준비 기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42.195km를 뛰면 부상 위험이 크게 올라가고 회복에도 몇 주가 걸립니다. 대부분의 대회에 10km와 하프 부문이 함께 있으니 올해는 그쪽으로 완주 경험을 만드는 편이 낫습니다.

지금 러닝화를 새로 사도 되나요?

대회 3주 전까지는 사셔도 됩니다. 그 이후에 사면 발에 길들일 시간이 부족합니다. 새 신발은 최소 3~4회, 40km 정도는 신어보고 대회에 나가는 게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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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전날에는 뭘 먹나요?

평소 먹던 것 중 탄수화물 비중을 늘린 식사가 기본입니다. 새로운 음식이나 평소 안 먹던 보충제를 시도하는 날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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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당일 비가 오면 어떻게 하나요?

대부분의 대회는 비가 와도 진행됩니다. 오히려 더운 날보다 뛰기 좋은 조건일 수 있습니다. 다만 출발 전 대기 시간에 체온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 일회용 판초나 비닐을 챙기시는 걸 권합니다.

완주 시간은 어느 정도를 목표로 잡아야 하나요?

첫 대회에서는 시간을 목표로 잡지 않는 걸 권합니다. 목표는 완주이고, 기록은 두 번째 대회부터 신경 쓰면 됩니다. 첫 대회에서 시간을 의식하는 순간 앞서 본 오버페이스 실패로 직행합니다.

대회 중간에 걸어도 되나요?

됩니다. 걷기를 섞는 건 실패가 아니라 전략입니다. 특히 급수대에서는 걸으면서 마시는 게 사레 들리지 않고 안전합니다.


참고 자료 — 이 글의 수치는 PubMed에서 확인한 논문을 근거로 했습니다. 페이스 데이터는 Ristanović 외의 2023년 『Frontiers in Psychology』 게재 논문(빈 시티 마라톤 완주 기록 208,760건 분석), 초보 부상률은 Buist 외의 2010년 『The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 게재 논문(초보 러너 532명 추적), 탄수화물 섭취 권고는 국제스포츠영양학회(ISSN)의 2017년 공식 입장문을 따랐습니다.

의학적 고지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훈련 전 전문가와 상의하세요.